오토바이를 고를 때 가장 많이 듣는 말이 있죠. “내 스타일에 맞는 걸 골라라.” 근데 이게 말은 쉽지, 막상 시장에 나와 있는 모델을 보면 헷갈립니다. 특히 요즘 핫한 350cc급. 배기량이 적당해서 부담도 덜하고, 디자인은 클래식해서 감성 충만, 게다가 가격대도 비교적 현실적이니까 ‘첫 클래식 바이크’로 눈여겨보는 분들이 많아요.
그중에서도 많이 비교되는 게 바로 혼다 GB350과 로얄엔필드 메테오350입니다. 이름만 들어도 색깔이 딱 갈리죠. 혼다는 “정갈함, 안정감, 믿을 만한 내구성”이 떠오르고, 로얄엔필드는 “클래식 감성, 크루저 여유, 꾸미는 맛”이 먼저 떠오릅니다.
문제는, 둘 다 매력이 확실하다는 거예요. 그래서 결국 고민은 “나한테 맞는 게 뭘까?”로 귀결됩니다. 오늘은 이 두 녀석을 실생활 기준으로 파헤쳐보겠습니다. 그냥 스펙 나열이 아니라, 실제 탈 때 어떤 차이가 있고, 초보나 출퇴근, 주말 라이딩에서 뭐가 더 편한지까지 디테일하게 짚어드릴게요.
엔진 & 주행감 (출력보다 중요한 건 느낌)
GB350은 혼다 특유의 정직한 세팅이 돋보입니다. 348cc 공랭 단기통 엔진인데, 최대 토크가 낮은 rpm 구간에서부터 착착 나와요. 그래서 출발할 때 힘이 자연스럽게 이어지고, 도심 신호등 스타트나 저속 클러치 조작이 굉장히 편합니다. 엔진 반응이 부드럽고 예측 가능해서 초보자도 크게 긴장할 필요가 없어요. “아, 이래서 혼다는 초보가 타도 편하다 하는구나” 하는 느낌이 옵니다.
반면 메테오350은 로얄엔필드 특유의 여유로운 성향이 강합니다. 출력은 GB350보다 살짝 낮지만, 회전이 차분하게 올라가고 묵직한 안정감이 있어요. 속도를 내기보다는 ‘꾸준히 달리는 느낌’을 주는 엔진 세팅이라 국도·장거리에서 더 빛을 발합니다. 특히 크루저 감성을 좋아하는 분들은 이 묵직한 엔진 리듬을 “음~ 이 맛이지” 하고 느끼실 거예요.
정리하면, 도심·저속 위주, 민첩한 주행 → GB350,
국도·여행, 여유로운 리듬감 → 메테오350 이렇게 갈립니다.
시트·포지션 & 체감 실용성 (내 몸에 맞아야 한다)
실제 라이딩에서 가장 중요한 건 “내 발이 잘 닿느냐”예요. GB350은 시트 높이가 약 800mm로 설정돼 있어요. 평균 이상의 키를 가진 분들에겐 안정적이고 편안한 포지션이지만, 키가 작은 분들은 살짝 까치발 느낌이 날 수도 있습니다. 대신 무게가 약 178kg 정도로 메테오보다 가벼워서 조작이나 주차 시 부담이 덜합니다.
메테오350은 시트고가 약 765mm로 더 낮습니다. 그래서 체구가 작은 라이더도 안정적으로 발이 착 닿아요. 엉덩이를 착 감싸주는 넓은 시트, 크루저 특유의 낮은 포지션 덕에 “앉자마자 편하다”는 소리가 나옵니다. 다만 무게가 190kg 이상이라 끌바나 주차할 때 묵직함은 분명 느껴져요.
결론적으로, 발 닿는 안정감·편한 포지션은 메테오,
가볍게 다루고 싶다면 GB350이 더 나아요.
유지비·편의성·꾸미는 재미
GB350은 혼다답게 세심한 편의장비가 들어가 있습니다. 슬리퍼 클러치, 토크 컨트롤(HSTC) 같은 전자장치가 있어요. 이런 기능들은 초보자에겐 ‘보이지 않는 안전망’ 같은 역할을 합니다. 그리고 혼다의 장점은 역시 AS 네트워크와 부품 수급이 안정적이라는 점이에요. “탈 때도 편한데, 고장 나도 편하다”는 거죠.
반면 메테오350은 꾸미는 재미가 엄청납니다. 기본부터 크루저 감성이 강해서, 가죽 가방, 크롬 파츠, 헬멧 매칭만 바꿔도 느낌이 확 달라져요. 게다가 로얄엔필드에서 제공하는 Tripper 내비 같은 블루투스 기능도 있어서 주말 투어 갈 때 진가를 발휘합니다. 다만 단점이라면, 국내에서 서비스망이 혼다만큼 넓진 않기 때문에 구매 전 지역별 AS 여부는 꼭 확인해야 합니다.
정리하면, 실용성·편의·안정성 = GB350,
감성·꾸미기·여행 분위기 = 메테오350입니다.
“더 괜찮은 오토바이”는 결국 나의 라이딩 스타일에 달렸습니다.
“어떤 게 더 좋아요?”라는 질문은 사실 정답이 없습니다. 대신 어떤 상황에서 탈 건지가 정답이에요.
- 출퇴근 위주 + 도심 주행 + 안정적이고 민첩한 조작감을 원한다면 👉 혼다 GB350
- 주말 투어 + 감성 라이딩 + 낮은 시트에서 오는 편안함을 원한다면 👉 로얄엔필드 메테오350
두 모델 다 배기량이 비슷하고 클래식한 매력을 갖췄지만, 타보면 성격이 확실히 달라요. 가능하다면 꼭 시승해 보시는 걸 추천합니다. 시트에 앉았을 때 발이 얼마나 닿는지, 저속에서 핸들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엔진 진동이 내 스타일에 맞는지 — 이런 게 스펙보다 훨씬 중요합니다.
결국 오토바이는 ‘수치’보다 ‘느낌’이고, 그 느낌이 맞아야 오래 탈 수 있습니다. 내가 매일 마주하고 싶은 디자인, 내가 편하게 다룰 수 있는 무게, 내가 즐기고 싶은 주행 스타일. 이 세 가지가 딱 맞아떨어지는 순간, “아 이거다”라는 확신이 올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