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는 평균 9,780만 원, 여자는 6,773만 원.”
작년 성별 임금 조사를 보면서 많은 분들이 한숨부터 쉬셨을 겁니다.
같은 회사, 같은 직장생활인데 왜 남성과 여성 사이에 이렇게 큰 차이가 날까요? 더 충격적인 건 이 격차가 줄어든 게 아니라 더 커졌다는 사실이에요.
보통 성별 임금 격차 얘기를 하면, “여성은 경력이 단절되니까 어쩔 수 없다”, “여성은 관리직보다 일반직이 많으니 그렇다” 같은 설명을 하죠. 물론 일부는 맞습니다.
하지만 이번 조사에서는 근속연수 차이가 줄었음에도 불구하고 임금 격차가 오히려 확대됐어요.
즉, 단순히 “여성이 오래 다니지 못해서”라는 이유만으로 설명하기에는 부족하다는 뜻입니다.
사실 직장생활을 하는 입장에서 임금 격차는 멀리 있는 얘기가 아닙니다.
내 월급봉투, 내 연봉협상, 내 승진 기회와 직결되는 문제예요. 같은 연차, 같은 업무를 해도 임금 차별이 있다면 개인의 삶뿐 아니라 사회 전반의 신뢰도 흔들릴 수밖에 없습니다.
오늘은 이 성별 임금 격차 문제를 숫자, 산업별 특징, 해결 방향 이 세 가지 키워드로 정리해보고, 우리가 무엇을 고민해야 하는지 차근차근 풀어보려 합니다.
현황(숫자) — 얼마나 벌어졌나
- 남성 평균임금: 9,780만 원
- 여성 평균임금: 6,773만 원
- 성별 임금 격차: 30.7% (전년 26.3% → 4.4%p 악화)
특히 눈에 띄는 건 전체 평균임금이 줄었는데, 여성의 감소 폭이 더 컸다는 점이에요(여성 감소폭 약 -6.7%, 남성 약 -0.8%로 분석). 즉, 경기나 보너스 축소 등 외적 요인에 여성 임금이 더 취약하게 반응한 겁니다.
산업별·구조적 원인 — 어디가 더 심한가
격차는 산업마다 큰 차이를 보입니다. 도매·소매업(44.1%), 건설업(41.6%), 정보통신업(34.6%)에서 특히 컸고, 제조업도 20%에서 29.1%로 뛴 점이 문제입니다. 반면 예술·여가(15.8%), 숙박·음식(17.7%)은 상대적으로 격차가 작았어요.
표면적으로는 ‘근속연수’ 차이로 설명되곤 하는데, 이 조사에선 근속연수 격차는 오히려 줄었습니다(남성 11.8년 vs 여성 9.4년). 그럼에도 임금 격차가 벌어진 건, 직급·승진 기회·비정규직 비중·업무 배치 같은 구조적 요인이 훨씬 크게 작용하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고액 보너스·임원급이 남성 쪽에 편중되어 있으면 평균치가 크게 흔들리죠.
해결 방향 — 개인·기업·정부가 뭘 해야 하나
실효성 있는 해법은 세 갈래로 정리됩니다.
- 기업 수준에서의 투명성: 임금 구성(기본급·상여·수당)과 승진 기준을 공개하고, 동의 없는 임금 결정 관행을 없애야 합니다. 정부가 추진 중인 ‘고용평등임금공시제’가 바로 그런 맥락이에요.
- 구조적 개선: 돌봄·육아로 인한 경력 단절을 막는 정책(탄력근무·부분 재택·승진 고려)이 필요합니다. 또한 기술·관리직으로 여성 진입을 늘리는 교육투자도 장기 대책입니다.
- 정부의 감독과 인센티브: 공공기관은 격차를 줄이는 데 성과를 냈습니다(공공기관 격차 20%로 개선). 민간에도 비슷한 투명성과 인센티브(세제·인력지원)를 확대해야 합니다.
성별 임금 격차 30.7%. 이 수치는 단순히 “여성이 덜 번다”가 아니라, 우리 사회가 여전히 공정하지 못하다는 증거이자 신호입니다.
특히 근속연수 격차가 줄었는데도 임금 격차가 확대됐다는 건, 이제 단순히 개인의 선택이나 상황 문제가 아니라 조직과 제도의 문제라는 걸 보여주고 있어요.
기업은 임금과 승진을 더 투명하게 만들고, 정부는 제도적 장치를 통해 격차를 좁히도록 유도해야 합니다.
개인은 단순히 참고 넘어가는 게 아니라 채용 과정이나 조직 내에서 “왜?”라는 질문을 던져야 합니다. 작은 목소리 하나가 결국 큰 변화를 만들어내거든요.
이 문제는 우리 사회의 신뢰와 직결됩니다.
같은 능력과 노력으로도 성별에 따라 다른 대우를 받는다면, 결국 조직과 사회 전체의 경쟁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성별 임금 격차 해소는 단순히 ‘여성만의 문제’가 아니라, 모두가 더 나은 환경에서 일할 수 있는 토대를 만드는 일이라는 걸 기억해야 합니다.
앞으로는 통계에서 “격차가 줄었다”는 희소식을 듣는 날이 오기를 바라며, 오늘 글은 여기서 마무리하겠습니다.